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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쳐로그/도서

[도서/에세이]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 노지혜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사진, 글 노지혜  바다봄

"있잖아... 사람은 말이지 자기 사람을 한 눈에 알아 보는 법이야 같은 냄새가 나거든."
Prolog
랭보가 청춘시절을 말했다. 
"la vie est ailleurs" 
인생은 다른 곳에 있다.  나의 인생은 늘 어제나 호기심에서 시작하길 바란다.  
Destiny
나는... 너는.. 우리는, 
알면서 서로를 들여놓았다.
마음의 빈 자리에,
누군가 아직 떠나가지 않은 틈새의 자리에.
그것이 사랑이 되었든,
사랑이 지나간 다음 후회가 되었든,
그것은 결국 일어날 일이었던 것이다.
if
만약, 후회한다면 무엇을 후회해야하고,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면
무엇을 후회하지 말아야할까?
물어본다. 
쓸데없이
생이란것은
어차피, 生이란 것은
지겨워지고, 지루해지고, 지워지는 것일테니
더욱 더 선명해지는 모든 것들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대는 사랑이 필요하다
그대가 어디에 있든, 어떤 사람이든, 무슨일을 하고 있든, 어떤 종류의 여행을 하든,
그대는 사랑이 필요하다. <영혼의 동반자> 존 오도나휴, 이끌리오
나는 떠나 당신에게도 당신을 떠나 보낸 나에게도  
사랑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에 서서 새롭게 시작될 인연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
生의 발랄함,
그것은 
순간의 절정을  눈치채지 못하는 어린아이로부터 발생될 뿐이다.
마음의 속도
사랑을 할 때 
내 마음의 속도는 곤돌라.. 저쯤 됐음 좋겠다..
그래야
당신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바라보고
당신이 남기고 간 향기를 맡고
당신이 창 밖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당신이 어떤 느낌에 기분이 좋아지는지...
상상할 수 있을테니까..
내게 오고 있는 사랑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스러워서,
진짜를 만들어내는 건 
상대방이 아닌 나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다 해도
우리의 동경이 현세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참아야하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거나 
우리가 바라는대로 사랑하지 않아도 참을 수 밖에 없네
배반과 신의 없음도 참아야하네.
<열정> 산도르 마라이, 솔
참는 다는 것.
누군가는 말했다. 
참아야 한다면 끝까지 참아야 한는 것이라고,
마치, 평생을 참아 온 주인공 헨릭처럼.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 나도 당신도
참을 수 없음을 견디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을 수 없음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라는 단계로 건너간다.
하지만... 우리,
포기해야 되는 것은 현명하게 자리를 내어주고
참아야하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지혜롭게 
끝까지 참.아.내.자
억지로, 상한 마음에 
그냥 , 그렇게. 포기하지는 말자.
외로움 때문인가요?
외로움 때문에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 당신인가요?
제가 알아가고 싶은 사람은 외로움 때문에 사랑을 시작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강렬한 열중,
곧 서로 '미쳐버리는' 것을
사랑의 열도의 증거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그들이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는가를 입증할 뿐이다.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문예출판사
당신의 일상이 되고 싶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오후처럼.
사랑의 속도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속도와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속도는 같을 수만은 없다.
그 속도 차이로 당신과 나의 사랑이 어긋난다면
그것이 당신과 나에게 주어진 그만큼의 사랑이라 받아들일 것이다.
왜 기다려주지 않았느냐고, 왜 서둘러 오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묻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과 나의 사랑의 속도가 같을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두렵다는 핑계로 거드름을 피우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조심조심 그대와 나의 사랑이 깊어지는 것을 바라볼 것이다.
견디는 힘이란
견디는 힘이란, 오래된 낡은 벽처럼 
스스로, 어쩔 수 없이, 몸의 일부로 만을어지는 것이다. 
쉽게 절망하지 않는 일
쉽게 위로하는 일보다 쉽게 절망하지 않는 일이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중요한거래.
기억와 상실사이
어두운 골목길에 혼자남겨진 기분이 들어. 널 잃고 혼자 남겨졌을 때처럼.
희망이라는 것은
잊지 않아야 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고 마침내 그 곁으로 다가가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당신과 나의 약속이라는 것은, 당신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희망이라는 것은.
빈 의자
아직 이렇게 비어 있는 나는 조금 더 기다려 보고자 한다.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너와 내가 만날 길은 이제 없다고 해도
조금더 비어 있어 보고자 한다.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 보다 위로가 될테니.
바람이 하는 말
힘이 드나요? 기지개 한 번 펴고 우리 다시 한 번 시작해봐요.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해주기 때문에 마음을 빌려주는 내게 누군가 말했다.
그럴 땐 기다리려 한다고 진짜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된다고,
진짜 대신 가짜를 두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여기서, 나는 너를 사랑한다.
잃어버린 마음에 울컥하고 
돌아오지 않을 기억에 입술을 깨무는 당신
서늘한 그늘에 몸서리 치지 말라. 
그 자리, 그 언젠가 
찬란한 햇빛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지 않았더냐.
미련
자꾸 뒤돌아보는 당신, 자꾸 머뭇거리는 당신,
잊은 것 때문인가요. 지나친 것 때문인가요
당신의 뒷모습에서 나를 발견합니다.
머뭇거리고, 서성이며 뒤돌아보는 나
우연에 대한 진실
우연을 통해서만
만남도, 사랑도, 일도, 
이뤄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어쩌면,
심각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지 모를 일이다.
추측하지 않는 일
추측하지 않으리라
그것만큼 나를 죽이고 너를 죽이는 일은 없으니
오직 사실만을 놓고 믿으려라.
진실을 보는 눈은, 진실이란 것은
추측이 아닌 사실 안에 있고 
사실을 믿는 그 일 안에서 살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추측으로 나를 괴롭히거나, 흥분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고 
사실만으로 기뻐하고, 슬퍼하는 맑은 영혼이 되기 위해
오늘도 하루를 살리라, 노력하리라, 애쓰리라.
사소한 것
삶의 중요한 일들은 가끔 그렇게 아주 사소한
그러나,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유로 결정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한강, 열림원
환승대기 중
우리가 숨 쉬고, 누군가를 품고 살아가는 生이 여행이라면,
난 지금 지루함과 설렘이 동반된 환승역에서 환승대기중이다.
다만,
다음 역으로 출발하는 시간을 모른 채
신의 신호만을 기다려야 하는 미지의 시간을 인내하면서,
너에 대한 기억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
장소가 그 사람을 기억하고 계절이 그 사람을 기억하고
이별을 말한 내가 당신을 기억하고 이별을 고한 당신을 내가 기억하고
기억하는 것에는 죄가 없지만 기억 안에 사는 너는 죄가 많다
그 기억이란 것이.
이 길 위에서 만나 마음이란 것을 나누고 
밤 새 은하수 따라 숲길을 걸었고
힘들어하는 마음을 알게 되었고, 
서로를 챙겨주었던 그 시간을... 
이제 끝내야 한다. 
어딘가에서 부터 밀려들어 온 일렁이는 마음을 아무렇지 않은 듯 흘려보냈다. 

 

리스본의 연인
당신들의 일상이 부러워 한참을 서서 바라봤따.
누군가에게 내 일상도 부러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
아주 사적인 고백
"일부를 받지 않는 사람은 모든 것, 전부를 원하는 법이지"
<열정> 산도르 마라이, 솔
그런 삶을 원해.
발만 담궈 놓고 흐르는 물살을 바라보는 삶이 아닌 
그 물살을 타고 끊임없이 변해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삶.
그런 사랑을 원해.
언제 누구에게든 가능성을 내어주는 사람이 아닌 
단 한사람에게만 가능성을 열어주는 어쩔 수 없는 사람.
사랑이 머무는 단계
애석하게도 사랑은 변한다.
왜냐하면 사랑은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단계에서 출발해
사랑을 '하는' 단계를 지나
사랑에 '머무르는' 단계에 도달하는
하나의 여행과도 같다.
그러므로 열정이 식었다고 해서 
사랑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러니 그럴 때 "넌 변했어. 이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거야."라고
섣불리 규정짓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는다> 김혜남, 갤리온
햇살이 만들어내는 따스한 빛의 자리.
그들도 조금씩 조금씩 그 어딘가로 옮겨간다.
결국 사라졌다 다시 돌아오듯이.
그러니 보이지 않는다고 만져지지 않는다고
사랑의 깊이를 함부로 재려하지 말자.
사랑도 햇살처럼 따스할 때가 있고, 그늘을 만들어 낼 떄도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빛이 나고 사라져가는 것을
잠잠히 바라보는 일일 것이다.
사랑이 머무는 단계, 그 따스함.
손 끝 먼저 아는 슬픔
난 기억한다.
몇 월 며칠이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네가 내 손을 처음 잡던 날.
해가 진 다음이었고
술 기운에 약간 휘청거리는 낯선 거리에서였다.
내 손을 잡은 네 손은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용기를 낸 것이라고
마치 손이 말하고 있는 듯 했다.
난 손 잡는 것을 좋아한다.
가벼운 입맞춤보다,
살며시 안아주는 것보다. 
키스하는 것 보다
나와 닮은 네 손을 포개어 
서로의 온기를 전달해주는 놀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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